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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7:견해 Opinion

FaceBook과 가상공간 익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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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 중에 FaceBook이라는 것이 있다. 졸업앨범 또는 얼굴사진첩이라는 의미의 소셜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로 치자면 싸이와 비슷하지만 좀 더 과학적인 인증방법을 통해 네트워크 형성한다.

  네트워크를 형성하려면 우선 본인의 소속 기관(직장 네트워크를 만들 때에는 직장 도메인, 학교 네트워크를 만들 때에는 학교 도메인)으로 발송되는 이메일을 이용해서 인증을 받고 나서야, 관련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

  소속기관 관리하에 있는 도메인에 한정해서 이메일 인증이 이루어지므로,  이렇게 형성되는 인적정보는 완전한 실체가 있는 관계망이 된다. 싸이월드 등과 비교하자면, 개인적으로 "일촌 맺자"라는 식으로 형성되는 공식 인증 없는 "파도타기"의 네트워크가 아닌 셈. 현실의 형식적이고 공식적인 관계가 그대로 가상공간에 매핑되는 것이다.

  난, 온라인 공간에서 익명성이 가치가 있으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단, 합리적 판단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가상공간에 한정해서만 말이다. 온라인상에서 모든 네트워크가 "부인할 수 없는 형태"를 가지고 투명하게 드러날 때,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의 분리는 불가능해진다. 이렇게 될 때 상실되는 가상공간의 가치들이 있을 것 같다.

  가상공간에서 다양성이 인정되고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한 것은 현실세계에서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지연, 학연, 직장관계에서의 가식을 벗어나 다양한 표출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참여하기 때문이다.

  모든 가상공간이 Facebook과 같이 "실체"를 확인 가능한 소셜네트워크가 되는 것은 아니니,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한 번 형성된 "믿을 만한 네트워크 정보"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 실현되기 어려운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특정 기관(예를 들어 소규모의 어떤 직장) 소속 구성원 전체의 e-mail주소 전체가 Facebook에 집적되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아이러브스쿨에 특정 동문 주소록이 100%집적될 수 있는 것 처럼. 이때 어떤 문제가 있을까? 전혀 문제가 없을까? 원치 않는데 조회가 되는 일들(물론 옵션 설정으로 서비스상에서 공개되는 세부 항목의 공개여부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은 누가 책임지는가?

  가상공간에서 익명의 자유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가상공간에서 익명이기를 바라는 것은 일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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